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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해당 문서는 제가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알려드리는 글이며, 정확히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 식의 튜토리얼 영상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꽤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접근해 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만드나요? 라고 물어봤을 때 어떻게 한다. 라고 바로 답해드리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다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서술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업 의뢰를 받으면서

저의 작업 중 90%는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결정됩니다. 음악은 영상의 분위기, 디자인을 위한 메인 키워드를 도출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음악의 분위기, 음악에서 사용되는 샘플링, 가사, 악기, 장르를 토대로 내가 어떤 세상을 탐험하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듣고 단어로 정리하는 본인만의 체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을 시작하면서

레퍼런스를 수집합니다. 레퍼런스는 항상 수집해야 합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것이 아닌, 평소에 수많은 장르와 수많은 분야에서 어떤 것을 만들고 있는지 수집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업 작업을 의뢰받은 아티스트란 트렌드를 잘 캐치해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일, 하루 종일 레퍼런스를 탐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SNS를 매 순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레퍼런스를 상시 수집합니다. 보는 거의 모든 글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은 분야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아트가 매우 많이 나오기 때문에, 관련 있는 분야라면 모두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2D 영상 디자인은 UI/UX, 건축,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웹 디자인, 상호작용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포토그래피, 패션, 3D 아트/모델링/모션, VR, 게임 디자인, 공예, 광고, 레터링, 공간 디자인, 브랜딩 디자인, 절차적 생성, 수학, 과학, 생활, 추억, 인테리어 디자인, 음악, 제품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것에 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상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파편화하여 머릿속에 저장하거나,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도록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영상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예술을 하든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레퍼런스를 바라봅니다. 하나의 레퍼런스만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경험을 봅니다. 자신을 생각합니다. 모든 작업은 레퍼런스 A의 키워드 + 레퍼런스 B의 키워드 + 레퍼런스 C의 키워드 + … 레퍼런스 Z의 키워드에 레퍼런스 A to Z의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서식과 오브젝트, 풍경을 기반으로 하므로 계속해서 이를 선택하고 섞고, 합치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레퍼런스 A의 키워드 ↔ 레퍼런스 A의 서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많은 레퍼런스 사이에서 서로 엮을 수 있는 지점을 어떻게든 찾아서 이를 통해서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모든 레퍼런스는 파편화하고 모듈화하여 서로 섞을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레퍼런스를 볼 때 레퍼런스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닌 해당 레퍼런스의 요점들을 잘 찾아내고 이를 다양한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막히는 기술이 있다면 당연히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무언가를 하는 방법에 대하여 유튜브, 트위터 등에 검색하는 것도 좋지만, 해당 작업을 주로 하는 포럼에 검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이것은 구글에 검색합니다. 영어로 검색합니다. 영어가 압도적으로 자료가 많으므로 모든 방법은 영어로 검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초심자라면 모든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좋지만, 저는 초심자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튜토리얼의 모든 과정을 따라가기보단 특정한 파트에서 멈춰서 필요한 곳만 가져갑니다. 놀랍게도 정말로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드뭅니다. 몇 가지 구간을 멈춰서 탐색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에 관한 서술 95%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빠르게 보고, 다시 작업에 돌입합니다.

계속해서 이런 식의 작업을 합니다. 수많은 레퍼런스를 보고 파편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내가 원하는 파편을 찾아 수집합니다. 수집이 끝나면 이를 조립하기 위해서 기술을 탐구하고 기술에 맞는 자료를 공부하며 노하우를 얻습니다. 노하우를 얻으면서 레퍼런스를 기술에 맞게 변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풍경을 만듭니다. 풍경을 만들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레퍼런스를 탐구하고 이를 합쳐나갑니다. 다년간의 경험을 이용해서 이를 더욱 완성도 있게 조립합니다. 레퍼런스와 기술 자료를 참고하되, 아트의 뼈대는 결국 본인의 경험과 취향으로 완성해 나갑니다. 타인에게 보이는 살점은 일을 진행하는 현재라는 시점에 맞게 붙이면 됩니다. 다만, 다년간의 경험과 취향이라는 뼈대가 있지 않으면 이를 잘 붙이는 것은 어려우므로 결과물로 보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계속 본인의 경험과 취향을 쌓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못난이 시간을 인정하고 못난이 모델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면 됩니다. 잘난이 모델이 나올 때까지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제가 만든 것은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의 집합체이지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언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미 존재하는 것과 유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더욱 레퍼런스를 봐야 합니다. 작업의 유사성은 다양한 곳에서 오지만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색과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색과 분위기만 참고할 무언가를 찾아봅시다. 처음부터 유사성을 띤다면 유사성을 띠지 않게 계속해서 바꿔나가면 그만입니다. 레퍼런스를 많이 참고할수록 유사성은 사라져가기 때문에 바꿔나가다 보면 나아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작업조차 유사성을 띤다면. 살점과 뼈대가 기존 것과 너무 비슷해보인다면? 옷이라도 다르게 입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색과 분위기를 바꿔봅시다. 내가 아는 그것이 생각나지 않도록 바꿔봅시다.

글을 마치면서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매번 어떻게 만드는지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술은 쉽게 알려드릴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 이것이 만들어졌는지 기술만으로 설명하기 힘들 때가 정말 많습니다. 정확한 방법을 알려드리는 쪽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작업하지는 않습니다. 분명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이런 식으로 작업할 겁니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잘못된 작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로 수많은 사람은 참고하고, 합치고, 다시 방향을 정하고, 다시 한번 참고하고, 다시 한번 합치는 방법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세상에 순수한 창작은 없어서. 순수한 창작이 빛날 일은 더더욱 없어서, 이미 존재하는 것을 이용했을 확률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아닐 확률은 매우 낮아집니다.

하나를 완벽하게 베끼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이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분명 당신도 이 방법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타인도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